검색결과4건
사회

먹거리 물가 상승, 추석 이후에도 줄줄이 오른다

올해 먹거리 물가가 크게 오른 가운데 추석 이후에도 당분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주요 농산물의 경우 출하량이 줄어 이달에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가격이 비쌀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원은 청양계풋고추의 이달 도매가격은 10㎏ 기준 4만8천원으로 지난해 9월의 2만5천400원보다 89.0% 비쌀 것으로 전망했다. 오이맛고추는 10㎏에 4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의 3만6천300원과 비교해 10.2%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출하 면적 감소와 병충해 등으로 인해 생산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파프리카(빨강) 역시 출하량 감소로 인해 5㎏ 기준 도매가격이 지난해보다 46.5% 오른 4만원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이는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은 반영되지 않은 분석 결과여서 실제 가격은 전망치보다 더 오늘 가능성이 크다. 라면의 경우 가격 인상이 이미 예고된 상황이다. 농심은 원가 부담 증가를 이유로 라면 브랜드 26개의 가격을 오는 15일부터 평균 11.3% 올리기로 했다. 팔도 역시 제조 원가 압박이 커졌다면서 내달 1일부터 라면 12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9.8% 인상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까지 폭등하면서 재료 수입단가가 올라 식품업계의 원가 부담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일부 제과업체도 가격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원유 가격이 오르면서 빵,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도 줄줄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와 유업계가 낙농제도를 개편한 후 올해 원유가격을 조정한다는 입장이어서 아직은 인상 여부나 인상폭 등이 결정되지 않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원유를 음용유와 가공유로 나누고 음용유의 가격은 현 수준을 유지하되 가공유의 가격은 더 낮게 책정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할 예정으로, 그동안 소득 감소를 우려해 개편안에 반대해 온 낙농가 단체가 최근 입장을 선회해 수용키로 하면서 개편 작업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개편 작업 후에는 원유가격 협상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9.11 10:54
산업

쌀값 폭락했는데, 오른 햇반값은 떨어질 줄 모른다

CJ제일제당의 즉석밥 '햇반'이 가격 논란에 휩싸였다. 주재료인 쌀값이 큰 폭으로 내렸지만, 올해 3월 가격 인상분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쌀값 오를 때는 즉석밥값이 오르는데, 떨어질 땐 왜 바로바로 반영되지 않느냐는 불만이 나온다.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산지 쌀값은 20㎏당 4만3918원이다. 산지 쌀값은 지난해 10월 5만3535원까지 오른 후 지속해서 하락하다가 지난 5월부터는 최근 5년간 평년 가격(약 4만7000원) 밑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물류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곡물 수급 차질, 환율 급등 등의 여파로 작년 말부터 밥상 물가가 연일 오르는 상황에서 쌀값 하락세는 유독 눈에 띈다. 쌀값의 '나 홀로 약세’ 근본 요인은 한국이 쌀을 사실상 전량 자급하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들여오는 물량이 거의 없는 만큼 물류난과 환율 등 외부 요인에 타격을 받지 않은 것이다. 국내 작황만 좋으면 쌀값은 오를 일이 없다. 문제는 쌀값이 폭락했지만, 쌀을 주원료로 하는 즉석밥의 가격은 요지부동이라는 점이다. 시장점유율 1위 CJ제일제당의 '햇반'이 대표적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3월 햇반 가격을 7~8% 올렸다. LNG 값이 90%, 포장재가 15% 비싸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햇반 백미(210g) 12개' 묶음 상품은 1만4480원에서 1만5480원으로 인상됐다. 편의점의 ‘햇반 백비(210g)’ 가격도 1950원에서 2100원(7.6%)으로 비싸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원재료의 99.9%를 차지하는 쌀값이 폭락했지만,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3월 햇반 가격 인상 이후 후발주자들도 덩달아 즉석밥 가격을 올린 바 있다"며 "CJ제일제당이 즉석밥 가격 인상을 주도한 데 이어 원재료값 인하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올해 3월 가격 인상 역시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자체 추정한 제조원가를 바탕으로 햇반 가격을 인상한 시점인 2022년의 소비자가와 제조원가를 비교한 결과, 제조원가가 3.0% 인상된 데 반해 소비자가는 7.7% 상승했다"며 "CJ제일제당이 단기간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투명하고 정확한 근거를 제시해 가격 책정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잃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쌀값 인상과 맞물려 CJ제일제당이 즉석밥 종류인 '햇반컵반'과 냉동 주먹밥, 볶음밥 등에서 국내산이 아닌 외국산 쌀을 사용하는 행태를 지적하고 있다. 실제 CJ제일제당은 컵반 제품 31종 중 10종에서 미국산 쌀을 쓰고 있다. 또 냉동 주먹밥 6종 모두와 냉동 볶음밥 15종 중 14종에서도 외국산 쌀을 사용한다. 떡국떡 2종 가운데 1종과 떡볶이떡 3종 중 2종도 외국산 쌀가루를 쓴다. 이를 종합해보면 CJ제일제당은 컵반과 주먹밥, 볶음밥 등 100여개 제품 중 30%에 달하는 33개 제품에서 국내산이 아닌 외국산 쌀을 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쌀 지킴이'를 강조하는 CJ제일제당이 특히 컵반 제품 중에서 상대적으로 쌀이 더 많이 들어가는 제품에 외국산 쌀을 집중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이는 국내산 쌀보다 외국산 쌀이 원가 측면에서 한결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근 국내산 쌀값이 폭락하며 농가 시름이 깊어지고 있어 CJ제일제당의 외국산 쌀 사용은 더 논란을 키우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햇반의 경우 계약 재배된 쌀을 사용하고 있어 (쌀값 폭락에 따른) 가격 변동이 없다"며 "오히려 공장 가동에 들어가는 천연가스 비용이 90% 상승하는 등 제조원가가 올라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2.08.09 07:00
경제일반

정부 "인도 밀 수출 중단 영향 단기간 크지 않을 듯"

세계 3위 밀 생산국인 인도가 밀 수출을 중단했지만, 정부는 당장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5일 "전 세계 밀 수출에서 인도가 차지하는 비중과 국내 밀 재고 상황 등을 고려하면 국내 단기적인 수급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인도는 유럽연합(EU),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밀 생산국이지만, 생산량을 주로 자국에서 소비하고 있어 수출량은 전 세계 수출량의 4%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 제분용과 사료용으로 밀 334만t을 수입했는데 제분용은 미국·호주·캐나다에서 전량 들여왔고, 사료용은 대부분 우크라이나와 미국·러시아 등에서 수입했다. 국내 업계의 밀 재고량을 보면 제분용 밀은 8월 초까지, 사료용 밀은 10월 초까지 사용이 가능한 수준이다. 다만, 농식품부는 인도의 밀 수출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에는 국제 밀 수급과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국내에도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농식품부는 국제 곡물 시장 불안에 대응해 지난 3월 사료·식품업체의 원료 구매자금 금리를 2.5∼3.0%에서 2.0∼2.5%로 인하했고, 지난달에는 사료·곡물 대체 원료 할당 물량을 늘렸다. 또 국내 소비자·자영업자·축산농가 등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 추가경정예산안에 밀가루 가격안정을 위한 546억 원을 반영했으며, 식품·외식 종합자금 지원 규모도 확대했다. 농식품부는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국제 밀 수급·가격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업계, 전문가 등과 협력해 국제 곡물 시장 점검을 지속하면서 단기 대책뿐 아니라 국내 자급률 제고, 해외 곡물 안정적 공급망 확보 등 중장기 대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인도는 지난 14일 밀 수출을 전격 금지했다. 국제 밀 가격 상승으로 인도와 이웃 국가, 기타 취약국이 처한 식량 안보 위기를 수출 금지 이유로 들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2.05.15 15:50
해외축구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우크라이나에서 열렸던 죽음의 축구 경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서방 세계는 러시아에 강력한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다. 불똥은 스포츠로도 확산되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러시아를 퇴출했다. 다른 종목도 동조하면서, 러시아는 스포츠계에서 ‘왕따’로 전락 중이다. “스포츠와 정치는 분리돼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실제로 이 둘은 언제나 얽혀 있었다. 예를 들어 FC 바르셀로나는 카탈루냐 독립운동의 상징적인 존재다. 우크라이나에도 2차 세계대전 당시 축구를 통해 자긍심을 올린 전설적인 이야기가 있다. 1922년 우크라이나는 소비에트 연방(소련)에 통합된다. 소련은 1928년 이 지역의 민족주의를 탄압하며 많은 지식인을 처형했다. 1930년대 들어 스탈린이 추진한 집단농장화 정책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농가는 식량을 모조리 뺏겼다. 그 결과 농업에 최적화된 토양을 가진 우크라이나가 1932~33년에 걸쳐 ‘홀로도모르’라는 대기근을 겪는다. 이 기간에 무려 300만 명이 사망했다. 1941년 6월 나치 독일은 소련과 맺은 불가침조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독소전쟁을 일으킨다. 당시 우크라이나의 민족주의자들은 독일이 소련으로부터 자신들을 해방시켜줄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다고 한다. 하지만 나치에게 우크라이나인을 포함한 슬라브인들은 ‘운테르멘셴(Untermenschen, 열등 인종)’에 불과했다. 나치는 독립을 꿈꿨던 민족주의자 및 수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을 악명높은 수용소인 아우슈비츠 등으로 보냈다. 소련을 침공한 지 3개월 만에 히틀러의 군대는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키에프)를 점령했다. 나치는 풍요로운 삶에 대한 환상을 시민들에게 심기 위해 축구를 전략적으로 이용했다. 언론인 게오르기 슈베초프는 루흐(Rukh)를 창단하고, 우크라이나 최고의 팀 FC 디나모 키이우 출신 선수들을 클럽에 합류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이들은 거절했다. 루흐는 친 나치 단체였기 때문이다. 한편 디나모에서 뛰었던 골키퍼 니콜라이 트루세비치는 빵 공장에 취업한다. 옛 동료들도 그를 따라 합류했고, 이들을 중심으로 FC 스타트(Start)가 설립되었다. 이 클럽에 합류한 이들에게는 다른 노동자들보다 좀 더 많은 식량과 훈련 시간이 주어졌다. 이렇게 스타트와 루흐는 각각 애국자와 나치 동조자를 상징하게 된다. 첫 경기에서 스타트는 루흐를 7-2로 완파한다. 이후 이들은 헝가리 군인 팀, 독일 포병 팀, 철도 팀 등을 상대로 6차례 대결을 벌여 모두 승리했다. 단순히 이긴 게 아니었다. 스타트는 7경기 동안 37골을 득점했고, 8실점만 했다. 나치는 이들의 뛰어난 성적이 맘에 들지 않았다. 결국 아리안 민족의 우수함을 과시하기 위해 독일 축구 최고의 재능이 모인 군인팀 플라켈프(Flakelf)와 스타트의 경기가 성사되었다. 1942년 8월 6일 열린 두 팀의 대결은 스타트의 5-1 완승으로 끝났다. 나치는 이념적 라이벌이자 열등 인족에게 진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전력을 보강한 플라켈프는 스타트와 8월 9일 재경기를 벌인다. 경기 전 게슈타포 장교는 스타트 선수들에게 오른팔을 드는 나치식 경례를 강요했다. 하지만 이들은 응하지 않았다. 전반전에 스타트는 3-1로 리드했다. 하프타임에 나타난 나치 장교는 이들에게 “오늘은 독일만이 이길 수 있다”라는 오싹한 메시지를 전한다. 후반전에 플라켈프는 동점을 만들어내나, 결국 경기는 스타트의 5-3 승리로 끝났다. 우크라이나가 점령군 독일의 파시즘에 이긴 것이다. 경기 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존재한다. 승리에 고무된 관중들이 반 나치 구호를 외치며 열광했다는 얘기가 있는가 하면, 두려움에 떨었다는 상반된 설도 있다. 보복에 나선 나치가 선수들을 즉시 총살했다는 극단적인 설을 바탕으로, 이 경기는 훗날 ‘데스 매치(The Death Match)’로 불리게 된다. 특히 소련은 파시즘에 맞서 싸운 인민들의 영웅적인 행위라며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전설이 만들어진 것이다. 선수들은 훈장을 받았다. 3200만 명의 소련인이 이 경기를 다룬 영화 ‘세 번째 시간’을 즐겼다고 전해진다. 1991년 소련이 해체되자 우크라이나의 역사가들은 데스 매치를 중립적 입장에서 조사했다. 독일 검찰도 관심을 보였다. 나치는 경기 후 9일이 지나 스타트 선수 9명을 체포했고, 이 중 5명이 나치 친위대 SS에 의해 살해된 것이 사실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들의 처형은 나치 파시즘과 공산주의의 맞대결에서 벌어진 비극이지, 경기 패배에 대한 복수하고는 상관이 없다고 한다. 사실 스타트의 선수들은 처음부터 이 경기에 대해 언급하길 망설였다. 증언을 번복한 적도 있다. 두려움이 이유였다. “나치의 협력자로 보일까” “힘든 시대에 남들보다 덜 가혹하게 살았다는 비난을 받을까” “소련의 영웅주의 선전은 모순이다”라는 등의 두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소련이 주는 훈장을 거절한 한 선수는 훗날 “거짓말에 참여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존 포드 감독의 영화 ‘리버티 밸런스를 쏜 사나이’는 “전설이 진실보다 낫다면 전설을 인쇄하라”는 유명한 메시지를 남겼다. 사람들은 때로는 진실을 외면하고 영웅이 나오는 동화를 선호한다.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지만, 데스 매치는 우크라이나인에게 애국심과 저항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2.03.09 05:2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